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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아제르바이잔의 탄소중립: COP29 이후의 정책 방향

아제르바이잔 Nargiz Hajiyeva Azerbaijan State University of Economics(UNEC) Political Scientist 2025/01/31

기후 문해력과 그린워싱 
아제르바이잔은 국가 전체 수출의 90% 이상을 석유와 가스가 차지할 정도로 탄화수소 에너지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유럽과 중앙아시아를 동서로 연결하는 에너지 허브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제르바이잔에서도 탄소중립을 향한 세계적 흐름에 따라 대체 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친환경적인 정책 수립과 교육 확대를 위해 노력해 온 아제르바이잔은 2024년 11월 11일부터 22일까지 수도 바쿠(Baku)에서 개최된 COP29에서 2024년을 '녹색 연대의 해(Green Solidarity Year)'로 선포하며 각 부문의 녹색 전환 가속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카라바흐(Karabakh) 지역을 녹색 에너지 구역으로 전환하고, 국제기구나 EU와의 협력 및 파트너십을 통해 재생에너지 투자와 정책 개발을 추진하는 등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행동의 시급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아제르바이잔은 COP29 개최를 계기로 다양한 환경 의무의 수행을 약속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이러한 의무를 책임감 있게 완수하기 위하여 모든 수준의 교육에 환경 중심의 커리큘럼과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친환경적인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정부는 또한 기후 문제에 대한 통일된 대응을 위해 대학, 기업, 산업 간의 협력을 촉진하고, 특히 대학 등 최고 교육 기관에서 심도 있는 기후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정부의 정책 결정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환경 인식을 높이며 중앙집중식 폐기물 관리 등 지속가능성을 우선순위로 하는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이처럼 기후행동과 관련된 약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경제적 의존과 지속가능성의 의무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 최근 제기되고 있는 그린워싱 가능성을 일축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기후 문해력(Climate Literacy)1)을 갖춘 사회 구축을 위해서는 모든 교육 수준에서 환경 중심 교육과정과 프로그램 도입이 필수적이다.

오랫동안 학계, 기업, 일반 대중을 포함한 아제르바이잔 사회 전반에서 환경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편이었다. 정부는 이러한 격차를 인식하고 환경 보호 인식 개선 및 제고를 위해 2024년을 '녹색 연대의 해'로 선포했다.2) 아제르바이잔의 녹색경제 정책은 국가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서 지속가능성과 기후행동을 우선 순위에 둔다. COP29 정상회의 이후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모든 부문의 지속가능한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환경 관련 정책을 국제 기후목표에 근접하도록 조정했다. 아제르바이잔은 파리협정을 포함한 다수의 국제 기후협약에 참여했으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4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약속했다.3) 실행을 위한 주요 조치로는 재생에너지 용량 확대, 산업공정 현대화, 지속가능한 농업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폐기물 관리 개혁과 에너지 효율 개선을 포함한 친환경 솔루션 실현에 정부, 학계, 기업이 참여하도록 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또한 기업들이 자사의 경영 방식을 친환경적인 것처럼 거짓으로 마케팅하는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한 투명한 보고 관행, 강력한 정책 집행, 대중 참여 등 엄격한 조치를 도입할 계획이다. 

지정학적 맥락과 녹색 에너지 자원으로의 전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특히 유럽의 에너지 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 특히 공급원을 극소수의 제한된 국가에 의존하는 것이 국가 에너지 안보에 엄청난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체감한4) 유럽연합(EU)은 전반적인 에너지 전략을 재검토하고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 감축과 공급 다각화를 추진하였다. 이 과정에서 아제르바이잔이 풍부한 에너지 자원, 전략적 위치, 성장하는 녹색 에너지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EU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 아제르바이잔은 혁신, 지속가능한 산업 관행, 순환경제에 중점을 둔 ‘아제르바이잔 2030: 사회경제 발전을 위한 국가 우선순위(Azerbaijan 2030: National Priorities for Socio-Economic Development)’ 이니셔티브를 통해 탄소배출량 감소와 청정에너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5) 다양한 국가들과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대한 투자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기여함과 동시에 아제르바이잔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주변국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조지아, 루마니아, 헝가리와 녹색 에너지 부문의 전략적 파트너십 협정을 체결했으며, 아제르바이잔과 루마니아를 잇는 총연장 1,100km의 케이블을 통해 몰도바와 우크라이나, EU에 녹색 에너지를 공급할 계획이다.6) 카스피해 해상 풍력발전소가 EU에 대한 청정에너지의 핵심 공급원으로 부상하면서 아제르바이잔은 EU의 에너지 안보에 크게 기여하는 주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2022년 12월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녹색 전력을 받은 최초의 유럽 국가인 헝가리의 사례는 이 파트너십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평가된다.7)

녹색 에너지 외교: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희망
아제르바이잔 비전의 핵심은 녹색 에너지 지역(Green Energy Zone) 이니셔티브다. 아르메니아의 지배에서 벗어난 카라바흐 지역에 지속가능한 에너지 센터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72개의 소규모 수력발전소 건설을 포함하여 2030년까지 총 467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까지 총 226MW 용량의 수력발전소 28개가 재건되거나 신규 건설되었는데,8) 이러한 급속한 진전은 재생에너지를 국가 에너지 시스템에 통합하려는 아제르바이잔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청정에너지원을 핵심 요소로 견고한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하는 이 프로젝트는 아제르바이잔의 광범위한 녹색 에너지 외교와 연계되어 역내 주요 에너지 공급자로서 아제르바이잔의 역할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풍부한 수자원과 지열 잠재력, 풍력과 태양광 발전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카라바흐 지역을 녹색 에너지 전환의 중심지로 개발할 계획이다.9) 특히 아갈리(Ağalı) 마을 프로젝트는 카라바흐 지역 재건에 친환경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10) 이 프로젝트는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효율의 원칙을 구현하면서 첨단 기술을 활용해 과거 분쟁 지역을 번영하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공동체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제르바이잔은 구바들리(Gubadli)와 젱길란(Zengilan) 지구에서도 스위스 도시계획청 등 국제 도시계획 기관들의 도움을 받아 재생에너지 기술, 지속가능한 교통 시스템, 친환경 인프라를 도입하는 등 지속가능성과 환경 보전에 중점을 두고 도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칼바자르(Kalbajar)와 잔길란(Zangilan)은 관광 중심 지역으로 개발하기 위해 자연 공간을 보전하고 공원 녹지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 문화와 경제활동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한다.11) 사회경제 발전을 위한 국가 프로그램에 따른 '2023-2024 세부 실행계획(Detailed Action Plan for 2023-2024)'에 명시된 조치에 따라 나흐치반(Nakhchivan) 자치 공화국도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녹색 에너지 개발 대상 지역에 포함된다. 노벨 에너지 매니지먼트(Nobel Energy Management), 토탈에너지스(Total Energies), A-Z 체코 엔지니어링(A-Z Czech Engineering)과 같은 기업들이 나흐치반 개발 참여 계약을 체결했으며, 총 1,000MW 이상의 용량을 가진 녹색 에너지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니셔티브들은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의 핵심 주체로서 아제르바이잔의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

태양광 에너지는 아제르바이잔의 또다른 주요 잠재력이다. 연간 2,400-3,200시간의 일조시간을 누리는 유리한 기후 조건을 갖춘 아제르바이잔은 태양에너지의 주요 생산국이 될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12) 최근 230MW 용량의 가라다그(Garadagh) 태양광 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했으며,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태양에너지 부문 성장 가속화를 위해 상업 기업부터 다자개발은행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이미 계약이 체결된 여러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13) 풍력발전 부문에서도 아제르바이잔은 상당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육상 풍력발전은 3GW, 해상 풍력발전은 157GW의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아제르바이잔은 이미 ACWA 파워, 마스다르 등 외국 에너지 대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대규모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녹색 에너지 부문의 국제 투자를 유치하려는 아제르바이잔의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아제르바이잔의 녹색 에너지 외교는 지속가능성을 향한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에너지 독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아제르바이잔 대학의 기후행동
아제르바이잔 대학들은 학계와 사회 전반의 인식 제고를 중심으로 기후행동에서 진전을 이뤄왔다. 아제르바이잔 국립경제대학14)과 바쿠 국립대학15) 등 많은 기관들이 지속가능성을 의제에 통합하기 위한 주목할 만한 조치를 취했다. 이들 대학은 기후 관련 이슈를 다루는 세미나, 워크숍, 컨퍼런스를 조직했으며, 일부는 학계와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촉진하기 위한 기후행동 계획을 도입했다.

COP29 이전, 아제르바이잔 대학의 기후행동 이니셔티브는 범위가 제한적이었으며, 통합적 기관 전략이 아닌 개별 학과 차원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들은 학계, 정부, 산업계와의 협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변혁적 기후 해결책이 아닌 피상적 참여로 이어졌다. 학계와 관련 이해관계자 간 강력한 파트너십의 부재는 영향력 있는 정책 이행 능력을 저해했다.

COP29 회의가 전환점이 되어 대학들은 기후행동 계획을 강화하고 글로벌 지속가능성 논의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그러나 교과과정과 연구에 기후변화를 반영하는 데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실질적인 학계-산업계-정부 간 파트너십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이다. 더 깊은 협력과 실행 가능한 결과에 대한 집중 없이는 이러한 행동들이 의미 있는 환경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상징적 조치에 머물 위험이 있다. 아제르바이잔 대학들이 지속가능성에 온전히 기여하기 위해서는 인식 제고 캠페인에서 국가 및 국제 기후목표와 연계된 통합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전환해야 한다.16) 

아제르바이잔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있어 한국의 역할
아제르바이잔은 2024년 9월 한국에 대통령 특사 옐친 아미르바요프(Elchin Amirbayov)를 파견하여 한국 기업이 아제르바이잔의 녹색에너지 부문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아미르바요프 특사는 카라바흐 지역에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밝히며, 오랜 기간 에너지 부문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온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녹색 기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다양한 한국 기업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17) 2024년 11월 COP29에서 한국 기업 플라겐(Plagen)은 아제르바이잔 기업 AGRARCO와 청정메탄올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이번 협약은 2028년까지 아제르바이잔 바쿠항에서 생산된 그린 메탄올을 카스피해 운항 선박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18) 

결론
아제르바이잔은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경제로의 전환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2024년을 '녹색 연대의 해'로 선포하고 녹색 에너지 지역,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와 같은 야심찬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등 주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극복해야 할 상당한 과제들이 남아있다. 특히 국가 경제의 화석연료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탄소중립 공약 사이에서 신중한 균형이 필요하다.

아제르바이잔의 성공을 위한 핵심은 기후행동의 깊이와 진정성이며, 이것이 상징적 노력이나 그린워싱으로 축소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아제르바이잔 대학들은 지속가능성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지만, 인식 제고 캠페인에서 협력적이고 연구 주도적인 해결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통합된 기후 전략에 학계, 기업, 정부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자연자원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동반한 아제르바이잔의 녹색 에너지 외교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잠재적 리더로서 국가의 입지를 확고히 한다. 그러나 기후목표를 진정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투명성, 엄격한 환경 정책, 대중 참여를 촉진해야 한다. 아제르바이잔은 지속적이고 다면적인 노력을 통해서만 화석연료 유산과 녹색 포부를 조화시킬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자국의 환경적, 경제적 미래를 확보하면서 글로벌 지속가능성 목표에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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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주
1) (편집자 주) 기후문해력: 인간의 활동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과 변화하는 기후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능력
2) See: https://president.az/az/articles/view/62737
3) See: https://unfccc.int/sites/default/files/resource/aze_bur1_eng.pdf
4) See: https://www.consilium.europa.eu/en/policies/eu-response-russia-military-aggression-against-ukraine/impact-of-russia-s-invasion-of-ukraine-on-the-markets-eu-response/
5) See: https://president.az/en/articles/view/50474 
6) See: https://www.euronews.com/2022/12/17/hungary-romania-georgia-azerbaijan-agree-to-black-sea-electricity-project
7) See: https://minenergy.gov.az/en/xeberler-arxivi/00395 
8) See: https://minenergy.gov.az/en/alternativ-ve-berpa-olunan-enerji/azerbaycanda-berpa-olunan-enerji-menbelerinden-istifade 
9) See: https://www.euronews.com/green/2024/09/23/now-in-full-control-of-nagorno-karabakh-azerbaijan-wants-to-make-it-a-green-silicon-valley 
10) (역주) https://rebuildkarabakh.az/en/news/agali-smart-village-is-being-built-in-zangilan-region-7975
11) See: https://www.azernews.az/nation/200476.html
12) See: https://minenergy.gov.az/en/alternativ-ve-berpa-olunan-enerji/azerbaycanda-berpa-olunan-enerji-menbelerinden-istifade
13) See: https://cop29.az/en/sustainability/energy-transition-initiatives
14) See: https://unec.edu.az/en/center-for-sustainability/
15) See: http://sdg.bsu.edu.az/climate-action-plan-action
16) See: https://www.timeshighered-events.com/impact-climate-forum-2024
17) (편집자 주) https://m.koreaherald.com/article/3466442
18) (편집자 주) https://www.argusmedia.com/en/news-and-insights/latest-market-news/2629123-cop-korea-s-plagen-plans-azeri-green-methanol-pl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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