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벨라루스 대통령 86.8% 득표로 7선 성공... 각국 반응 엇갈려
벨라루스 EMERiCs 2025/02/07
□ 벨라루스 대선 실시 및 루카셴코 대통령의 압도적 승리
o 제7대 대통령 선거 실시 및 투표율 결과
- 지난 2025년 1월 26일 벨라루스 제7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었다. 벨라루스 당국은 총 690만 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5,325개의 투표소가 설치되었으며, 병원과 요양원 등 공공시설에 207개, 군부대에 12개의 투표소가 설치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현지 시간 기준 오후 8시까지 진행되었다.
- 벨라루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월 21일부터 25일까지 사전투표를 진행했으며, 사전투표 기간 동안 전체 유권자의 41.81%가 투표에 참여했다고 발표하였다. 한편, 이번 선거엔 국내외 선거 감시단 44,000여 명과 500여 명의 국제 참관단이 투표 과정을 지켜보았다.
o 루카셴코 대통령의 압도적 승리와 여타 후보들의 득표율
-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집계 결과, 현직 알렉산드르 루카셴코(Alexander Lukashenko) 대통령이 86.82%의 득표율로 승리를 거두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자유민주당의 올레그 가이두케비치(1.8%), 기업인 출신 안나 카노파츠카야(1.6%),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서기 세르게이 시란코프(2.7%), 노동정의공화당 지도자 알렉산더 히즈냐크(1.2%) 등 다른 후보들은 모두 5% 미만의 득표율을 기록하였다고 부연했다.
- 또한, 벨라루스 청년위원회가 실시한 출구조사에서도 루카셴코 대통령은 87.6%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이는 공식 집계 결과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일부 정치전문가들은 전국 300여 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이번 출구조사가 높은 신뢰성을 가진다고 평가했다.
□ 러시아,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들의 지지와 서방의 비난 공존
o 권위주의 국가 지도자들의 축하 메시지와 양자 관계 강화 의지 표명
-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높은 정치적 권위와 국민들의 의심할 여지없는 지지를 보여주는 설득력 있는 승리"라고 평가하며, 양국이 우호 관계 강화를 위해 많은 성과를 이루길 바란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루카셴코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기대한다고 언급하며 개인적 친분도 과시하였다.
- 시진핑(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은 국영 매체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특히, 서방의 제재로 인해 벨라루스가 동방으로 외국 투자 유치를 모색하는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은 양국 간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 레젭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튀르키예 대통령도 축하 메시지를 통해 "향후 수년간 우리의 정치, 경제, 인도주의적 협력이 공동의 노력을 통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도 잇따라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며 벨라루스와의 협력 강화 의지를 표명하였다.
o 서방 국가들의 비판과 구체적인 제재 방안 논의
- 유럽연합(EU)은 이번 선거를 "가짜 선거"로 규정하고, 41개국과 7개 국제기구가 공동으로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였다. 특히,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노르딕-발트 8개국 외교장관들은 스비아틀라나 치하노프스카야(Sviatlana Cikhanovskaya)가 이끄는 민주세력의 활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 서방 국가들은 구체적인 제재 방안으로 ▲방위산업 부문 제재 강화, ▲칼륨 및 석유 산업에 대한 제재, ▲기존 제재 보완점 강화, ▲경제적 압박 강화 등을 제시하였다. 또한, 독립 언론과 인권 운동가, 민주 세력에 대한 지원 확대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루카셴코 대통령의 장기 집권 지속과 향후 정치적 전망
o 루카셴코 정권의 권력 기반 강화와 권력 승계 준비
- 이번 선거 승리로 루카셴코 대통령은 2030년까지 집권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1994년 첫 당선 이후 총 36년간의 집권을 의미한다. 한편, 그는 소련 시대의 전통과 인프라를 대부분 고수하고 있으며, KGB 등 보안 기관의 명칭 또한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사형제도 역시 유지되고 있어 유럽에서 유일하게 사형제를 시행하는 국가로 남아있다.
- 일각에서는 최근 루카셴코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하면서 권력 승계 문제가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향후 수년간의 세대교체'를 언급하며 전국인민회의 의장직을 신설하고, 전직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보장하는 헌법 개정을 단행하는 등 퇴임 후 권력 유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o 벨라루스와 주변국과의 관계... 지정학적 중요성
- 러시아는 벨라루스에서 상당한 경제적·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2024년 양국은 유럽 내 미군 확장에 대응하여 안보 조약을 체결하였으며, 2025년까지 벨라루스 내 러시아의 오레쉬니크 중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시스템 배치를 계획하고 있다.
- 서방 국가들의 대응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면서 벨라루스는 더욱 지정학적 후순위로 밀려난 상태이다. 서방은 민주화 세력과 시민사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정치범 석방과 탄압 중단을 위한 협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나, 현재로서는 루카셴코 정권에 대한 실질적인 영향력 행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 벨라루스 내 민주화 인프라(독립 언론과 시민사회)는 서방의 지원이 감소하는 동시에 정부의 탄압으로 와해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벨라루스와 서방 간 인적 교류가 감소하면서 서방의 소프트파워도 약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루카셴코의 퇴진 이후를 대비하여 벨라루스 내 잠재적 전술적 동맹 세력을 식별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Moscow Times, Putin, Xi Hail Lukashenko’s Victory Amid Western Condemnation, 2025.01.27.
The Moscow Times, Lukashenko Extends 30-Year Rule in Election Decried by Exiled Opposition, 2025.01.27.
TASS, Lukashenko winning presidential election in Belarus with 87.6% — exit poll, 2025.01.27.
TASS, Voting in presidential election kicks off in Belarus, 2024.01.26.
TASS, Lukashenko’s victory shows Belarus on board with his politics — Union State chief, 2025.01.27.
RT, Putin congratulates ally on re-election, 2025.01.27.
AzerNews, President Ilham Aliyev sends congratulatory letter to Aleksandr Lukashenko, 2025.01.27.
BELTA, CSTO chief congratulates Lukashenko on victory in presidential election, 2025.01.27.
BELTA, Eurasian Economic Commission sends congratulations to Lukashenko on election win, 2025.01.27.
Sviatlana Tsikhanouskaya, Outcomes of the 2025 “presidential election” in Belarus, 2025.02.04.
Chatham House, The Belarus ‘election’ raises the question: When will Lukashenka step down?, 2025.01.27.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 및 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전글 | [전문가오피니언] 러시아의 브릭스 경제협력 방안과 시사점 | 2025-02-04 |
---|---|---|
다음글 | [이슈트렌드] 카자흐스탄, 중앙아시아 수자원 협력 강화...수자원 확보 및 디지털화 추진 | 2025-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