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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아르헨티나, 미국 이어 WHO 탈퇴...파리기후협약도 검토

아르헨티나 EMERiCs 2025/02/14

☐ 아르헨티나, WHO 탈퇴 선언

◦ 아르헨티나, 미국 정부에 뒤이어 WHO 탈퇴 공식화
-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2025년 2월 5일 헤라르도 웨르테인(Gerardo Werthein) 아르헨티나 외교부 장관에게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 탈퇴 절차를 밟으라고 지시하였으며, 마누엘 아도르니(Manuel Adorni)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이를 공식 발표하였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1월 20일 행정명령을 통해 WHO 탈퇴를 선언한 지 약 2주 만에 이루어진 결정이다.
- 아르헨티나 정부는 WHO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과학적 근거 없이 무기한 봉쇄를 권고하여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경제적 재앙을 초래했다고 비판하였다. 특히 아르헨티나가 세계에서 가장 긴 봉쇄 조치를 시행했던 점을 강조하며, WHO의 권고가 인류에 대한 가장 터무니없는 범죄 중 하나였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WHO가 국제정치에 관여하고 회원국들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WHO의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의 독립성 부족을 탈퇴 사유로 제시하였다.

◦ WHO 탈퇴의 재정적 영향 및 절차에 대한 상반된 주장
- 아도르니 대변인은 아르헨티나가 WHO로부터 보건 관리를 위한 재정 지원을 받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며, WHO 탈퇴가 국가의 재정이나 보건 서비스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아르헨티나의 WHO 분담금은 2022-2023년 기간 동안 약 875만 달러(약 127억 원)를 기록하였으며, 이는 WHO 전체 예산의 약 0.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2024년 기준 약 9억 5,000만 달러(약 1조 3,810억 원)를 WHO에 기여하고 있어, 전체 예산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 한편, 아르헨티나 정부는 WHO 탈퇴가 행정부의 명령만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야당과 법률 전문가들은 WHO 회원국 지위가 법률로 규정되어 있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행 규정상 WHO 탈퇴를 위해서는 1년의 절차적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아르헨티나의 WHO 탈퇴에 대한 국내외 반응

◦ 아르헨티나, 자국 내 의료계 및 전문가 집단 우려 표명
- 페르난 키로스(Fernán Quirós) 부에노스아이레스 보건부 장관은 “질병은 국경과 이념, 국가 유형을 가리지 않는다”고 밝히며 WHO가 국제 보건 협력을 위한 핵심 기구라고 강조하였다. 또한, WHO가 팬데믹 기간 동안 조정에 어려움을 겪었음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발생 가능한 팬데믹에 대비한 대체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는 밀레이 정부가 WHO 탈퇴 이후의 대안적 보건 조정, 지침 및 이행 시스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
- 의료 비정부기구(NGO) ‘Fundación Soberanía Sanitaria’는 WHO 탈퇴로 인해 전염병 실시간 정보, 공중보건 비상사태 대응, 백신 공급, 모자 보건, 정신건강 프로그램 등 12개 분야에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는 상세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 전문 비영리단체인 ‘Fundación Huésped’의 레안드로 칸(Leandro Cahn) 사무총장은 WHO 산하기관인 범미보건기구(PAHO)의 회전기금을 통한 HIV 치료제 구매가 불가능해져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또한, WHO는 강제적 규칙이 아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권고사항을 제시하는 기구라는 점을 강조하며, WHO 탈퇴가 기술 이전과 자연재해 대응 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였다.

◦ 아르헨티나의 WHO 탈퇴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
- 국제사회는 아르헨티나의 WHO 탈퇴 결정이 글로벌 보건 협력 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이나 공중보건 비상사태 발생 시 국제적 협력과 정보 공유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아르헨티나의 WHO 분담금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으나, 주요 신흥국의 탈퇴가 다른 국가들의 유사한 행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보건 거버넌스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미국 싱크탱크인 미주대화(Inter-American Dialogue)의 마이클 시프터(Michael Shifter) 선임연구원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라면 많은 국제기구에서 탈퇴할 여유가 있을 수 있지만, 아르헨티나와 같은 국가의 경우 팬데믹이나 공중보건 비상사태 발생 시 이러한 기구들이 수행하는 가치 있는 기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전문가들은 특히 WHO를 통한 의료 기술 이전, 백신 조달, 질병 감시 시스템 등의 혜택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 아르헨티나, 파리기후협약 탈퇴 검토 등 국제기구 탈퇴 행보 확대 가능성

◦ 아르헨티나, 파리기후협약 탈퇴 검토
- 밀레이 대통령은 프랑스 일간지 ‘르 프앵(Le Point)’과의 인터뷰에서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은 기후변화 의제를 ‘문화 마르크스주의’와 ‘완전한 사기’라고 비판하며, 기후변화가 인간의 활동과 무관하고 지구의 자연적인 온도 주기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 아르헨티나 외교부 내부에서는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제안하는 메모가 회람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외교관들은 기술직 공무원들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탈퇴 시 유럽연합(EU)-메르코수르 무역협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추진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파리기후협약 탈퇴는 화석연료 사용 감축에 대한 글로벌 협력을 약화시키고, 중국과 인도와 같은 주요 오염국들의 약속 이행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아르헨티나, 트럼프 행정부와의 정책 연계성 강화
- 밀레이 대통령은 2024년 11월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최초로 면담한 외국 정상으로, 양 정상은 상호 긴밀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와 만나 “트럼프의 승리로 자유의 바람이 더욱 강하게 불고 있다”고 평가하였으며, 트럼프는 밀레이를 ‘가장 선호하는 대통령’이라고 칭하였다. 양 정상은 ‘사회주의와의 공동 투쟁’을 강조하며 이념적 동맹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국제기구 탈퇴 결정에 밀레이 대통령이 동조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이미 WHO 탈퇴와 파리기후협약 탈퇴 검토에 이어, 볼리비아와의 국경에 200미터 길이의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트럼프의 정책 기조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달리 아르헨티나의 경우 국제기구 탈퇴로 인한 취약성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Argentina to withdraw from WHO after Trump exit, citing 'deep differences', 2025.02.06.
BBC, Argentina leader orders WHO exit in move mirroring Trump's, 2025.02.06.
The Guardian, Javier Milei announces Argentina to leave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5.02.05.
CNN, Argentina says it will pull out of World Health Organization, mirroring Trump’s move last month, 2025.02.05.
Financial Times, Javier Milei to follow Donald Trump’s lead and pull Argentina out of WHO, 2025.02.06.
Buenos Aires Times, Milei says he’s considering taking Argentina out of Paris Agreement, 2025.02.06.
Buenos Aires Times, Experts in Argentina voice criticism of Milei’s decision to quit WHO, 2025.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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