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동향세미나
[동향세미나] 러시아-이란 정상회담의 주요 내용 및 시사점
러시아 강부균 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러시아유라시아팀 전문연구원 2025/01/23
☐ 2025년 1월 17일 모스크바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고,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 체결을 통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파트너로 공고화
- 러시아는 이란과 2001년에 장기 협력 협정인 ‘러시아-이란 간 상호 관계 및 협력 기본 원칙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지 20여 년 만에 양국 관계를 공식 격상1)
ㅇ 양국 정상은 이번 조약 체결을 계기로 양국이 전방위적인 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유라시아 지역 전체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에 적극 공조할 것임을 피력
ㅇ 러측은 이번 정상회담에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비롯해 대이란 주요 협력 이슈인 운송·교통, 에너지 분야 논의를 위해 사벨리예프 교통 담당 부총리 겸 국제남북운송회랑(INSTC) 개발 대통령 특별대표, 치빌레프 에너지 장관 겸 러시아-이란 상임무역경제협력위원회 공동의장 등이 참석2)
- 러시아는 2022년 러-우 전쟁 발발 이후 서방 제재에 대한 공동 대응과 다자주의 연대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이란과 보다 긴밀한 협력 관계로 발전
ㅇ 러시아는 전쟁 이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제재를 받는 국가가 되었으며, 이란이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제재 대상국(2025년 1월 19일 기준, 러시아 2만 4,387건/이란 5,475건)3)
ㅇ 이란은 2023년 7월 상하이협력기구(SCO) 가입에 이어 2024년 1월 브릭스(BRICS)의 정식 회원국이 되며, 러시아의 다자주의 및 글로벌 사우스 협력 강화 움직임에 적극 동참4)
ㅇ 특히 이란은 2023년 12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한편(2025년 발효 예정), 2024년 12월에는 EAEU의 옵서버 지위 획득5)
* 2024년 1~9월 러-이란 교역액은 전년동기대비 약 15% 증가한 33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러측은 EAEU-이란 FTA 협정을 통해 전체 품목의 90% 이상에 대한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양국 간 점진적인 교역 확대 전망6)
* 2024년 러-이란 무역 거래에서 자국통화(러 루블화, 이란 리알화) 비중이 95% 이상7)
☐ 러시아는 정상회담 후 양국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전략적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점 과제로 △국제남북운송회랑(INSTC) 개발 협력, △석유·가스 및 원자력 협력을 강조(표 1 참고)8)
- (INSTC)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 대응해 글로벌 사우스 시장으로 향하는 새로운 공급망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INSTC 개발을 통한 유라시아 물류망 재편에 중점
ㅇ INSTC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인도 뭄바이를 잇는, 즉 북에서 남으로 이어지는 7,200km의 복합운송망으로, 서부 노선(아제르바이잔 통과), 동부 노선(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통과), 트랜스-카스피해 노선(카스피해를 가로지르는 해상 운송로)이 주요 경로
* INSTC는 기존 수에즈 운하 노선과 비교 시, 운송 기일 50% 단축과 운송 거리 40% 단축, 30%의 물류비 절감 효과 예상
ㅇ 2000년에 러시아, 이란, 인도가 INSTC 개발 협정을 체결한 이후 20여 년 간 서방의 대이란 제재를 비롯한 역내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별다른 진전이 없었으나, 2022년 러-우 전쟁을 계기로 개발 가속화9)
* 이란은 INSTC의 주요 경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국가로, 경제적 고립 탈피 및 유라시아 물류망 재편 속에서 통과운송 거점으로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자국산 제품 수출 시장 확대 모색
ㅇ 러시아와 이란은 2030년까지 실행 계획인 100건 이상(총 380억 달러)의 INSTC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의 상당 부분을 투자(러 35%, 이란 34%, 카자흐스탄 16.5% 등)10)
* 러시아와 이란은 2023년 5월 INSTC 서부 노선의 완결을 위해 이란 내 라슈트-아스타라 철도(164km) 건설에 합의(2027년 완공 예정/러시아가 건설 비용 대부분인 17억 달러 부담)
- (석유·가스, 원자력) 러시아는 새로운 에너지 수출 시장 및 수송로 확보를 핵심 과제로 모색
ㅇ 2024년 6월 러시아 가즈프롬(Gazprom)은 이란 국영가스회사(NIGC)와 이란의 석유·가스전 투자 및 카스피해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과 러시아산 가스의 대이란 수출을 위한 약 400억 달러 규모의 양해각서 체결
* 러시아는 연간 최대 20억㎥ 규모 수준에서 시작해 점진적인 증대를 통해 최종적으로 연간 550억㎥에 달하는 가스를 이란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 이란은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가스 매장량과 세계 석유 매장량의 약 10%를 보유하고 있는 자원부국임에도, 가스 및 전기 부문의 심각한 에너지 불균형 위기에 직면해 투르크메니스탄으로부터 가스를 수입해 온 상황: 높은 가스 소비량, 오랜 제재 국면에 따른 가스·전력 부문 투자 부진(가스 생산능력 감소 및 가스전 개발 지연, 송배전망 낙후 등)이 원인11)
ㅇ 러시아는 1990년대부터 이란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부셰르(Bushehr) 원전(2013년 가동 시작) 건설에 참여했으며, 2014년 이란과 원자로 2기 추가 건설 계약을 체결한 후 현재 해당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동시에 추가 원자로 건설 가능성도 논의 중
* 푸틴 대통령은 대이란 원자력 협력을 통해 이란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친환경 전력을 제공하는데 기여할 것임을 강조
* 이란은 원자력 역량 확보 사업을 중점 과제로 추진해 왔으나 제재로 인해 투자가 제한됨에 따라 러시아의 지원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상황
☐ 러시아는 제재 장기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제적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유라시아 공급망 개척과 새로운 에너지 시장 확보 차원에서 협력 잠재력이 높고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이란을 전략적 협력국으로 인식
- 러시아와 이란 모두 서방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고 있고,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지속됨으로 인해 양국간 협력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나, 비서방 연대 필요성이 양국 관계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전망
- 러시아는 대이란 원자력 협력을 비롯해 2024년 5월 우즈베키스탄과 소형 원전 건설 협정을 체결한데 이어, 2025년 1월에는 베트남과 원자력 협력 강화에 합의하는 등 원전 사업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 협력을 확대‧심화
ㅇ 원전 사업은 건설 기간 10년, 원자로 수명 60년에 달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당사국간 지속적인 협력 필요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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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Iran and Russia to sign strategic pact as both face regional setbacks”(2025. 1. 11), iranintl.com.
2) 푸틴 대통령은 2024년 11월 비탈리 사벨리예프 교통 담당 부총리를 국제남북운송회랑(INSTC) 개발을 위한 대통령 특별대표로 임명.
3) “Russia Sanctions Dashboard”(2025. 1. 19), Castellum.AI.
4)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벨라루스, 중국, 인도, 이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러시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브릭스(BRICS) 회원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5)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회원국: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6) “Trade between Russia, Iran up by 14.7% in 9 months of 2024 — deputy PM”(2024. 12. 23), TASS.
7) “Пресс-конференция по итогам российско-иранских переговоров”(2025. 1. 17), Президент России.
8)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러-이란 협력의 가장 중요한 분야로 운송·교통과 에너지를 언급.
9) 국제남북운송회랑(INSTC) 회원국: 러시아, 이란, 인도, 튀르키예,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오만, 우크라이나, 시리아.
10) 남가영(2024),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라시아 물류망의 재편과 지정학: 국제남북운송회랑(INSTC)을 중심으로」. 슬라브학보 제39권 3호; “EDB report: The International North–South Transport Corridor’s importance is growing rapidly”(2022. 10. 26), EDB.
11) “The Challenges of Gas and Electricity Imbalance in Iran”(2024. 11. 28), manaramagazine.org.
12) 「“러시아, 국제사회 고립 타개하려 원자력 이용…개도국 공략”」(2024. 6. 21), K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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