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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정세변화] 중동의 인공지능(AI) 혁명과 국가별 전략 분석
아프리카ㆍ중동 일반 이혜빈 EC21R&C 연구원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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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AI 주도권 경쟁
사우디아라비아의 AI 인프라 확장과 전략적 투자
중동의 AI 혁명을 이끄는 두 강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Vision 2030) 전략의 일환으로 AI를 국가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국가 전략 목표의 70%가 데이터와 AI와 연관되어 있다고 밝히며, AI 중심의 경제 구조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의 지원을 받는 휴메인(Humain)이라는 AI 전문 기업을 설립했다. 휴메인은 엔비디아(Nvidia)와 AMD 같은 세계적인 기술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고성능 칩과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우디 영토 내 차세대 데이터 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2,200메가와트 규모의 데이터 센터 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혁신 기반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포괄적인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AI 인프라 구축에 있어 물리적 시설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고성능 컴퓨팅 능력 등 종합적인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UAE의 AI 교육과 인재 양성 전략
UAE는 2017년 세계 최초로 AI 담당 국무장관직을 신설하며 AI 분야에서 선도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UAE의 차별화된 전략은 교육과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모하메드 빈 자예드 AI 대학교(MBZUAI: Mohamed bin Zayed University of Artificial Intelligence)를 설립하여 AI 전문 인력 양성의 허브로 육성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실리콘밸리에 AI 연구소를 개설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UAE는 현재 약 250메가와트의 데이터 센터 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500메가와트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비록 규모 면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뒤처지지만, UAE는 교육과 연구 개발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국제 협력을 통한 AI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며,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 이전과 노하우 축적을 추진하고 있다.
두 국가의 경쟁은 중동 지역의 AI 발전을 가속화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풍부한 에너지 자원과 약 5조 달러(약 6,867조 원)에 달하는 걸프 지역의 국부펀드를 바탕으로, 이들 국가는 AI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OpenAI의 GPT-4나 중국의 딥시크(DeepSeek)와 같은 AI 모델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지 못했다는 점과 전문 인력 부족 등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도전과제에도 불구하고, AI 혁명의 중심축이 실리콘밸리나 선전(Shenzhen)을 넘어 사우디와 UAE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두 국가의 경쟁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는 중동 지역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란과 이라크의 AI 협력 및 개발
이란의 AI 연구 및 기술 개발 현황
이란은 AI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슬람 국가들 중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경망 기술과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웹 오브 사이언스(Web of Science) 자료에 따르면, 이란은 신경망 기술 분야에서 17,458건의 연구 논문을 발표하며 이슬람 국가 중 1위를 기록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6위를 차지했다.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 분야에서도 351건의 논문으로 이슬람 국가 중 1위, 세계 12위를 기록했다.
AI, 기계학습, 로봇공학 분야에서도 이란은 이슬람 국가들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란의 AI 연구는 1970년대부터 샤리프 공과대학교(Sharif University of Technology)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특히 이란은 AI 교육에 큰 비중을 두고 있으며,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란의 과학기술 인프라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이란에는 약 10,000개의 지식기반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의료, 산업, 군사 분야에서 18,000개 이상의 지식기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30개의 과학기술단지가 설립되어 있어 대학과 산업계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란-이라크 간 AI 협력 및 공동 프로젝트
이란과 이라크는 최근 AI 분야에서 획기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양국은 이란에 공동 AI 센터를 설립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는 양국 간 과학기술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합의는 후세인 아프신(Hossein Afshin) 이란 과학기술 및 지식기반경제 부통령과 알리 라주키 후세인(Ali Razooqi Hussein) 이라크 총리실 부참모장 간의 회담에서 이루어졌다. 이 공동 AI 센터는 단순한 학술 협력을 넘어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페르시아만 국가들과의 협력 확대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이 지역의 AI 허브로 발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양국은 AI를 활용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수자원 관리, 에너지, 환경, 농업 등의 분야에서 AI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며, 군용 물자, 경공업 및 중공업, 기후변화 대응, 물 부족 문제 해결, 구름 씨뿌리기, 모래폭풍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러한 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해 양국은 공동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했으며, 첫 회의는 바그다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또한 2024년 1월에는 과학 협력을 위한 실행 계획에 서명했는데, 이는 장학금 지원, 교수와 학생들을 위한 교육 과정 운영, 공동 과학 연구 감독, 교수 교환을 통한 과학 연구 수행, 이라크 고등교육과학연구부의 관리 하에 과학기술단지 설립 등을 포함하고 있다.
카타르의 AI와 IoT를 통한 지속 가능한 인프라 구축
카타르의 스마트 인프라와 AI 통합
카타르가 걸프 지역에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합한 지속 가능한 인프라 구축을 선도하고 있다. 스태티스타(Statista)의 분석에 따르면, 카타르의 AI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5억 6,710만 달러(약 2조 600억 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2030년까지 연평균 27.9%의 성장률을 보이며 19억 4천만 달러(약 2조 6,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IoT 시장 역시 현재 12억 9천만 달러(약 1조 7,000억 원)에서 2030년까지 44억 3천만 달러(약 6조 8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하(Doha)에 위치한 루사일 스마트 시티(Lusail Smart City)와 므쉐이렙 다운타운 도하(Msheireb Downtown Doha)는 카타르의 스마트 인프라 구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도시에는 대기질, 소음 수준, 유동 인구를 모니터링하는 IoT 센서와 AI 기반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으며, 건물 에너지 사용량 조절과 예측 유지보수 기능도 갖추고 있다. 스마트 조명, 거주자의 웨어러블 건강 데이터와 연동된 적응형 기후 제어, 자동 폐기물 분류 시스템 등이 건물에 구현되어 있다.
도시혁신 분야 컨설턴트 라일라 하산(Laila Hassan) 박사는 "AI와 IoT가 각각 연간 28%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면서 카타르는 데이터를 실제 건강과 환경적 이점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이중 모멘텀이 도시 전역에서 실시간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하여 에너지, 대기질, 개인 건강 지표를 최적화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AI와 IoT를 통한 건강 및 환경 개선
카타르는 AI와 IoT 기술을 통해 건강과 환경 분야에서도 혁신을 이루고 있다. 스마트워치나 주변 센서로부터 수집된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명이나 공기 흐름을 조절하여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오염물질이 감지되기 전에 실내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키는 등 AI는 단순한 데이터 처리를 넘어 웰니스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카타르의 인간 중심 설계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국가적 약속을 포함한 지속가능성 목표와도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태양광 반응형 외벽, 녹색 지붕, AI 관리 에너지 그리드와 같은 친환경 기술이 건강 중심의 IoT와 원활하게 통합되어 지구와 개인 모두에게 이로운 생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중동 및 아프리카(MEA: Middle East and Africa) 지역의 AI와 IoT가 결합된 AIoT 시장은 2024년 850만 달러(약 116억 7,000만 원) 규모에 도달했으며, 2030년까지 연간 3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타르 내에서는 타스무 디지털 밸리(Tasmu Digital Valley)와 같은 정부 혁신 허브와 카타르 모빌리티 혁신 센터(Qatar Mobility Innovations Center)를 통한 시범 프로그램을 통해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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